어도비 오디션 CC 강좌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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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비 오디션은 분명 전문적인 믹싱 프로그램이지만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서 이용자수가 많지 않은데요, 미디를 편집할 수 없다는 것이 매우 큰 단점이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작곡을 할 때 미디 가상악기가 필수라서 유저가 많이 떠난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도비 오디션에서는 미디 편집이 안됩니다.)

 

그런데 기타를 믹싱할 때에는 미디가 굳이 필요없고, 오디션 자체에 훌륭한 잡음제거 도구가 있어서 예전부터 애용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점점 녹음과 믹싱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계셔서 그동안 얻는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미 유튜브에 좋은 강좌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저는 특별히 기타를 위한 믹싱에 초점을 두려고 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시작하기에 앞서 소소한 이야기들을 먼저 해볼게요.

기타를 치다 보면 내 연주를 녹음해서 남기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특히나 지금 연습하는 곡은 잘 칠 수 있더라도 다른 곡으로 넘어가면 이전에 쳤던 곡의 실력이 녹슬어서 ‘남는게 없는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그래서 녹음으로 소리의 기억을 보관하고 싶어지는데요, 요즘은 스마트폰으로도 훌륭한 녹음을 할 수 있지만 제가 처음으로 녹음 했던 기억을 떠올려보니 카세트 테이프 시절로 올라갑니다.

 

 

검색해서 사진을 찾아봤습니다. 테이프 복사를 하려면 슬롯이 두 개가 있어야 했는데 저희 집에 있었던 것은 그러지 못했던 것 같아요.

라디오도 되고 테이프 녹음 및 재생도 되는 이 장치로 저희 어머니는 두 아들의 일상을 녹음하시곤 했고 그 아이들은 자라서도 그 테이프를 들으며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쯤에는 ‘마술피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녹음해서 노동환 노진환 선생님께 보낸 적도 있었습니다. 연주 녹음을 하려면 방에서 나는 소리가 다 들어가기 때문에 온가족이 조용히 있어야 했고, 한번 버튼을 누르면 틀리더라도 멈추지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녹음해야 했습니다.

어찌어찌 녹음을 완성해서 들어보면, 훌륭한 연주는 아니었지만 다른 음반들처럼 테이프를 통해 내 연주를 들을 수 있어서 뿌듯했습니다.

처음으로 디지털 녹음을 했던 장비는 전자사전이었습니다. 대학생 때 였는데 당시 유행하던 mp3플레이어 대신 공부를 위해서 아이리버 D20을 샀었는데요, 여기에 mp3 녹음 기능이 있었습니다.

 

 

그 때 녹음한 연주가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지금 들어보면 음질도 안좋고 잡음도 많이 들어갔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해본 결과, 기타와 마이크가 너무 가까우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편집이나 후보정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 자연적인 리버브가 들어가서 썩 나쁘지 않은 결과물이 나왔네요.

같은 해 2007년에는 동영상도 처음으로 찍기 시작했습니다.

 

 

정확한 모델은 확실하진 않지만 기억에 남는 가장 비슷한 이미지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 카메라로 대학생의 마지막 시절도 추억으로 담고 연주영상도 촬영을 했는데, 오디오는 내장 마이크로 녹음을 했었습니다.

이듬해 취직한 후에는 소리에 신경을 더 써야겠다 싶어서 비싼 녹음기를 장만했습니다. 지금도 잘 사용하고 있고(10년도 넘게 썼네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력 녹음기기였던 Zoom H4인데요, 당시에 엔화 환율이 높았던 시기라 40만원도 넘게 들었습니다.

핸디레코더로 유명한 롤랜드와 줌 제품 중에서 고민하다가 줌으로 결정했는데, 이후로 영상촬영과 오디오 녹음을 따로 하고 컴퓨터로 합치는 작업이 처음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카메라가 1대라서 연주중에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했기 때문에 백번도 넘게 시도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어서 다른 방법을 고안해냈습니다. 카메라를 2대 설치하면 연주 중에 틀려서 멈추더라도 화면을 전환하면 잘라붙이는 편집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비디오 캠코더 두개를 샀는데요, 당시에 Full HD와 그냥 HD의 차이도 모르고 단순히 싸다는 이유로 HD 캠코더를 장만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화질이 너무 안 좋아서 후회되는 부분입니다.)

이 때 촬영했던 영상도 유튜브에 아직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그 해, 아이폰이라는 것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통신사들의 결사반대로 국내에 진입하지 못했었는데요, 당시 저는 HTC의 Touch Diamond라는 윈도우 기반의 스마트폰을 이미 쓰고 있어서 아이폰은 좀 더 나중에 지나고나서야 갖게 되었지만, 아이폰의 영상화질이 웬만한 캠코더보다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폰4가 나올 때 쯤 3GS를 중고로 사서 영상촬영에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화질이 좋다고 해도 영상 때문에 아이폰을 두대 갖고 있을 수는 없었고, 화질이 안좋은 캠코더를 같이 사용하기는 싫었기 때문에 다시 1 카메라 촬영의 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아이패드라는 것이 등장합니다. 아이폰은 두개 갖고 있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조합이라면 2카메라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뉴아이패드가 나올때 쯤 아이패드2를 중고로 구매하여 촬영용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다른 각도로 2대의 카메라(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이용하여 영상을 찍으면, 편집할 때에는 좀 고생하겠지만 완벽한 연주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촬영에 대한 부담이 많이 줄어듭니다.

아래 영상은 제가 2집 앨범을 녹음했던 녹음실에서 촬영을 해 보았습니다.

정면 영상은 아이폰을 삼각대에 설치하여 찍고 아래쪽은 아이패드를 의자에 잘 세워서 촬영했는데요, 화질도 좋아서 별로 불만 없이 오랫동안 잘 사용해 왔습니다. DSLR을 알기 전까지는요.

DSLR을 찾아보게 된 것은 배경이 뿌옇게 나오는 아웃포커싱 효과를 어떻게 내는건지 궁금해서 검색하다가 그런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스마트폰으로는 도저히 안된다는 것을 깨닫고 카메라를 빌려서 촬영하는 데 썼었습니다.

아이패드와는 다르게 너무 비싼 가격 탓에 쉽게 구입하지 못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음악에 전념한지 수년째라 하루하루가 빠듯했거든요. 그러다가 갑자기 거금이 생겨서 2016년 하반기 즈음에 캐논 760D(당시 약 90만원)와 17-55렌즈(당시 약 100만원), 50.8 단렌즈(당시 약 15만원)을 질렀습니다. 삼성캠코더를 샀을 때에 비해서 그동안 가장 잘 한 일이라고 생각되는 사건이었습니다. 덕분에 영상 퀄리티도 올라가고 사진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고 여러 촬영일감도 수주할 수 있었습니다.

저의 유튜브 채널을 찾아보니, 제가 산 DSLR로 처음으로 촬영했던 영상은 2016년 11월에 올린 Autumn Leave이군요. (그 전에도 퀄리티 좋은 영상들이 있는데 DSLR을 빌려주는 스튜디오에서 촬영했습니다)

Zoom H4의 내장 마이크로 녹음을 하고 영상을 찍을 때에는 Zoom H4를 안 보이는 곳에 두고 촬영을 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가끔 마이크는 어떻게 했는지 궁금해서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녹음실에 가면 콘덴서 마이크라는 것이 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엄청 비싼거였더라구요.

어떤 분이 말씀하시길 “악기는 몇백만원짜리 쓰면서 마이크는 싸구려 쓰면 소리가 좋을 수 없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에 크게 공감했지만 저 금액을 차마 감당할 수가 없어서 입문용으로 JM47a 마이크를 중고로 샀습니다.

아래 영상은 제가 마이크를 사고 처음으로 촬영한 곡입니다. 마이크의 외관만 보면 왠지 비싸보이죠.

점점 장비가 늘어나는 재미가 있었던 중에 지난 시간들이 모두 후회가 될 만한 큰 사건이 있었는데요, 바로 모니터링 스피커를 처음으로 갖춘 일이었습니다. 사실 음악을 하려면 스피커부터 제대로 갖춰야 합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까지 완전 반대로 살아왔으니, 새로 산 스피커로 그동안 작업했던 영상을 틀어보니 정말 부끄러워서 못들어주겠고 갈아엎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습니다. 심지어 처음으로 샀던 입문용 모니터 스피커는 20만원대의 저급인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잘 안들렸던 리버브 소리가 왜이렇게 과하게 들리는지, 스테레오도 확실히 구분이 되어 신기함을 느꼈습니다.

 

(외관이 예뻐서 샀던 포스텍스의 pm 0.3)

스피커는 방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무조건 크고 비싼 것 보다는 룸에 맞는 스피커를 잘 세팅해서 쓰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EQ를 직접 조절 가능한 노이만 KH80 DSP를 쓰고 있습니다.

스피커를 두기가 곤란한 상황이라면 헤드폰 믹싱을 할 수도 있습니다. 저도 안 좋은 스피커를 쓸 때에는 헤드폰으로 믹싱하기도 했습니다. 10년 전 쯤에 동생이 선물해줘서 지금도 쓰고 있는, 지금은 단종된 소니 PiiQ Marqii였는데 착용감이 좀 불편했어도 소리는 그럭저럭 잘 표현해주었습니다. 제 귀가 안좋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좋은 제품이었다면 단종될리가 없었을텐데… 조금 씁슬하기도 합니다.

믹싱용 헤드폰은 레퍼런스 헤드폰이라고 합니다. 음악감상용이 아니라 소리를 그대로 잘 표현해주는 플랫한 헤드폰으로 불리웁니다. 그 중에서 젠하이저의 HD600이라는 제품이 1997년에 출시했는데도 세계 3대 레퍼런스 헤드폰으로써 아직도 건재합니다. 가격은 예전에 비해 많이 내려가서 다른 동급 제품에 비해서 부담 없이 구매하실 수 있을겁니다. (저도 중고로 25만원에 구했습니다.)

필요한 장비는 많고 금전은 항상 부족하지만 녹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는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필요합니다. 핸디 레코더로 녹음할 때에는 컴퓨터로 직접 녹음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디오카드만 있으면 충분했습니다.

오디오카드와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소리 재생을 좋게 해준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오디오인터페이스는 녹음 기능을 추가한 것입니다. 물론 오디오카드로도 녹음할 수 있고 심지어 컴퓨터의 메인보드 내장 오디오카드로도 녹음할 수 있으므로 입문하실 때에는 이미 갖고 있는 장치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얼마 전에 저도 오디오인터페이스를 장만함으로써 드디어 홈레코딩 환경을 갖추었습니다. 저는 윈도우 pc를 쓰기 때문에 usb로 꽂을 수 있는 입문용 audient id4를 샀는데요, 맥을 쓰시는 분이라면 썬더볼트로 연결하는 제품을 추천합니다.

저는 단순히 예쁘고 가격이 괜찮은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골랐습니다만, 제품마다 사은품으로 껴주는 것이 있어서 혜택을 잘 살펴보시면 좋습니다. 예를 들면 Presonus의 인터페이스를 사시면 12만원 상당의 오디오 편집 프로그램인 스튜디오 원 아티스트버전을 그냥 줍니다.

그런데 여기까지 읽어보셨다면 아시겠지만 굳이 장비를 다 갖추지 않아도 입문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아이폰으로도 녹음과 믹싱이 가능하고, 유튜버가 많아지면서 간편한 장비도 저렴하게 많이 팔고 있더라구요.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기타를 더 즐겁게 치는 것’이고 좋은 녹음장비는 도구에 불과합니다. 혹시 저같이 믹싱을 취미로 하다가 부업에까지 이르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아직 배우는 중이라 모르는 것이 많지만 분명 재미있는 분야라서 여러분들도 앞으로 이어지는 강좌를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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